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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

군대에서 읽은 대학(大學), 세상의 바뀜은 나의 배움으로부터

 

‘대학’은 본래 유교 서적 ‘예기’에 수록되어 있는 글이었지만, 남송 시대 주희에 의해 독립적인 책으로 다시 탄생하게 되었다.

 

대학의 내용은 경1장 전 10장으로 이루어져있다. 경 1장에서는 대학의 핵심인 '삼강령''팔조목'을 소개하고, 전 10장에서는 삼강령과 팔조목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삼강령은 대학의 지향점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밝은 덕을 밝히고, [明明德]

둘째. 백성을 새롭게 (친하게) 하며, [親民 or 新民]

셋째. 지극한 선에 머문다. [止於至善]

 

팔조목은 삼강령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다.

 

격물치지: 사물을 관찰하고, 앎에 이르고,

성의정심: 의지가 성실해지며, 마음이 올바르게 되며,

수신제가: 몸이 닦이고, 집안이 반듯해지고,

치국평천하: 나라가 다스려지며, 천하가 태평해진다.

 

삼강령 팔조목을 쉽게 말하자면,

 

'배움을 통해서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밝고 선한 마음을 밝히고, 성실한 의지와 올곧은 마음을 가짐으로 다른 사람들을 교화시키고, 지극한 선에 머무름으로서 천하가 태평해진다' 라는 것이다.

 

대학의 뜻은 결국 우리가 어째서 늘 배워야하는지 그 목표와 이유를 제시하는 데 있다.

 

예전에 나는 공부를 할 때 그것을 왜 하는건지, 무엇을 위해 하는건지, 고민을 하곤 했었다. 그런 고민은 날이 갈수록 커졌고, 불안감과 짜증으로 내게 찾아왔다. 결국 이런 불안감과 짜증 때문에 공부를 망칠 때가 많았고, 그러면서 만사가 짜증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배우는 것에 대한 목표와 이유가 없었기에 다른 일까지 그르치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군대에 와서 대학을 읽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어떤 일을 배워나가니 그 일에 통달하게 되고, 일에 통달하니 성실해지고, 성실해지니 다른 것도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고, 이런 마음을 가지니 몸가짐이 바뀌게 되고, 몸가짐이 바뀌니 주변 사람들도 교화되고, 이를 통해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학을 다 읽고 나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단지 나 하나만 바꾸는 것이 아닌, 이 사회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군대에서 배우는 것 하나하나에도 이치가 숨어있다고 생각하니, 어느것 하나도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숨겨진 이치를 깨닫고 마음을 올곧게 하여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자대에 와서 이등병으로 매일 매일이 새로운 배움의 연속이다. 중대에서의 일과, 수송부에서의 일을 새로 하나씩 배우고, 자대에서의 생활을 익혀 나가고, 자대의 동기, 선임과 간부님들의 얼굴도 알아나가고 있다.

 

앞으로 열심히 배워나간다면 내 주특기에 능숙하게 될 것이다. 주특기에 능숙해진다면 성실해질 것이고, 성실해진다면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을 돕는 마음을 가진다면 소대의 분위기도 바르게 될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배워나간다면 언젠가는 우리 부대 전체에도 서로 돕는 병영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될거라 생각된다. 그 길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우선 나부터 솔선수범해서 이런 '대학'의 정신을 가지고, 열심히 배워나가고 싶다.